일본 여행이나 일식집에서 돈카츠를 주문할 때, 메뉴판에 적힌 규카츠·로스카츠·히레카츠라는 이름 앞에서 잠시 망설인 적이 있으신가요? 이름은 비슷해 보여도 쓰는 고기와 부위, 조리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돈카츠의 유래부터 규카츠와의 차이, 로스카츠와 히레카츠 구분, 그리고 돈카츠 소스의 정체까지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
돈카츠란 무엇일까? 일본식 돈카츠의 유래
돈카츠는 두툼한 돼지고기에 밀가루·달걀·빵가루로 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 낸 일본식 커틀릿입니다. 이름은 돼지를 뜻하는 한자 ‘豚(돈)’과 커틀릿을 줄인 ‘카츠(カツ)’를 합친 말로, ‘카츠’는 영어 cutlet에서 온 ‘카츠레츠’의 준말입니다.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의 송아지 고기 요리 코틀레트(côtelette)에 닿습니다. 1899년 도쿄 긴자의 서양식 음식점 렌가테이가 돼지고기 커틀릿을 선보인 것이 오늘날 돈카츠의 출발점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기름에 깊이 담가 튀기는 방식은 덴푸라에서 빌려 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보통 채 썬 양배추와 밥, 된장국을 곁들여 한 상으로 냅니다.
돈카츠와 한국식 ‘돈가스’는 같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뿌리는 같지만 스타일은 조금 다릅니다. 일본의 돈카츠는 두툼한 고기를 통째로 튀겨 소스에 찍어 먹는 형태가 기본이고, 한국의 옛 경양식 돈가스는 얇게 편 고기를 넓게 튀긴 뒤 걸쭉한 갈색 소스를 부어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돈카츠는 일식, 돈가스는 경양식’이라는 구분은 공식 정의라기보다 즐겨 쓰는 관용적 표현에 가깝고, 요즘은 두 스타일이 섞여 경계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돈카츠를 비롯한 일본 대표 전통 음식을 함께 살펴보면 일식 특유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돈카츠 역사 타임라인
돈카츠가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흐름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 시기 | 내용 |
|---|---|
| 19세기 후반(메이지 시대) | 프랑스식 커틀릿(코틀레트)이 일본에 전해짐 |
| 1899년 | 도쿄 긴자의 렌가테이가 돼지고기 커틀릿을 선보임 — 돈카츠의 원형으로 널리 알려짐 |
| 1900년대 초 | 팬에 굽는 대신 덴푸라처럼 기름에 깊이 담가 튀기는 방식이 자리 잡음 |
| 1920~1930년대 | ‘돈카츠’라는 이름이 널리 쓰이기 시작(등장 시기와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음) |
| 2010년대 중반 | 소고기를 쓴 규카츠 전문점이 한국인 여행자 사이에서 인기를 끎 |
돈카츠 규카츠 차이, 고기부터 다르다
돈카츠와 규카츠의 가장 큰 차이는 사용하는 고기입니다. 돈카츠(豚カツ)는 돼지고기로 만들고, 규카츠(牛カツ)는 소고기(牛)로 만듭니다. 조리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쓰는 돈카츠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 내는 반면, 규카츠는 겉옷만 얇게 입혀 짧게 튀기고 속은 미디엄 레어에 가깝게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규카츠 전문점에서는 손님 자리마다 뜨거운 돌판이나 화로를 두고 남은 부분을 취향껏 더 구워 먹도록 합니다. 여행 중 현지 맛집이 궁금하다면 후쿠오카 음식 정리처럼 지역별 먹거리 정보를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규카츠는 언제부터 인기였을까
규카츠가 한국인 여행자에게 크게 알려진 것은 2010년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토가츠규와 규카츠 모토무라 같은 전문점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1인용 철판에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다만 소고기를 덜 익혀 먹는 조리 특성상, 날것이 익숙하지 않거나 위생이 걱정되는 경우에는 돌판에서 충분히 익혀 먹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본 현지에서 직접 주문해 보고 싶다면 일본 여행에서 바로 쓰는 일본어 문장을 미리 익혀 두면 메뉴 선택이 한결 수월합니다.
로스카츠와 히레카츠, 부위가 다르다
출처: 미트러버 Meatlover
로스카츠와 히레카츠는 같은 돼지고기라도 쓰는 부위가 다릅니다. 로스카츠(ロースカツ)는 등심으로 만들어 지방이 적당히 섞여 고소하고 씹는 맛이 묵직합니다. 반면 히레카츠(ヒレカツ)는 안심으로 만들어 결이 곱고 부드러우며 기름기가 적은 편입니다. 지방의 고소함을 즐기고 싶다면 로스카츠, 담백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히레카츠가 잘 맞습니다. 가게에 따라 두 부위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믹스카츠를 내기도 합니다.
로스카츠와 히레카츠, 무엇을 고를까
선택의 기준은 지방과 식감입니다. 기름진 맛과 두툼한 볼륨감을 좋아한다면 등심인 로스카츠가, 기름기를 줄이고 부드러운 살코기를 원한다면 안심인 히레카츠가 어울립니다. 가격은 가게마다 달라 히레카츠가 더 비싼 곳도 있고 로스카츠가 더 비싼 곳도 있으니 메뉴판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부위를 조금씩 맛보고 싶다면 믹스카츠나 모둠 메뉴를 고르는 것도 방법입니다. 처음이라면 가게의 대표 메뉴나 추천 세트부터 시작해 입맛을 가늠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돈카츠 종류 비교표
돈카츠·규카츠·로스카츠·히레카츠의 핵심 차이를 한눈에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종류 | 주재료·부위 | 익힘 정도 | 식감·특징 |
|---|---|---|---|
| 돈카츠 | 돼지고기(등심 또는 안심) | 속까지 완전히 익힘 | 두툼하고 바삭하며 소스와 잘 어울림 |
| 규카츠 | 소고기 | 겉만 튀기고 속은 미디엄 레어 | 돌판에 취향껏 구워 먹고 담백·부드러움 |
| 로스카츠 | 돼지 등심 | 완전히 익힘 | 지방이 섞여 고소하고 씹는 맛이 묵직 |
| 히레카츠 | 돼지 안심 | 완전히 익힘 | 기름기가 적고 결이 고와 부드러움 |
돈카츠 소스의 정체는 무엇일까
출처: 모두의주방
돈카츠 소스는 영국에서 건너온 우스터소스(ウスターソース)를 일본식으로 변형한 걸쭉하고 달콤한 소스입니다. 우스터소스는 1800년대 영국에서 만들어진 묽고 새콤한 소스인데, 일본에서는 여기에 사과와 토마토 퓌레 등을 더해 더 달고 진하게 바꿨습니다. 그 결과 돈카츠 소스는 점도가 높고 과일의 단맛과 새콤함이 어우러진 맛을 냅니다. 오코노미야키나 고로케에 쓰는 소스와도 같은 계열이어서, 집에서 만드는 오코노미야키 소스와 재료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대표적인 제조사로는 일본의 불독소스(ブルドックソース)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집에서 돈카츠 소스 만드는 법
시판 소스를 사지 않아도 집에 있는 재료로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케첩, 우스터소스, 간장, 설탕을 비슷한 비율로 섞어 윤기가 돌 때까지 살짝 조리는 것입니다. 여기에 사과나 바나나를 조금 갈아 넣으면 과일의 단맛과 걸쭉함이 더해져 시판 돈카츠 소스에 한층 가까워집니다. 다만 집집마다 입맛이 다르므로 단맛과 신맛은 설탕과 식초(또는 우스터소스)의 양을 조절해 가며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레시피마다 비율이 제각각이니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맛을 보며 늘려 가세요.
결론
정리하면 돈카츠는 돼지고기, 규카츠는 소고기로 만든 튀김 요리이며, 돈카츠 안에서도 등심을 쓰면 로스카츠, 안심을 쓰면 히레카츠로 나뉩니다. 여기에 우스터소스를 변형한 달콤한 돈카츠 소스를 곁들이면 기본 공식이 완성됩니다. 편의점 카츠산도부터 전문점 규카츠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니, 일본 편의점 음식 정보와 함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불독소스 공식 사이트 — 일본 우스터·돈카츠 소스 제품과 기본 돈카츠 레시피
- 규카츠 모토무라 공식 사이트 — 규카츠 전문점의 조리·제공 방식


